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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um. 되기 상태의 오류

전 세계적인 질병의 재난 앞에 개인의 안정과 안위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도 큰 힘을 얻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는 질병으로부터 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지침이 되었고, 암묵적인 동의하에 국민 동선이 추적됩니다. 기술 발전으로 가능해진 전면적 모니터링이 전염병 확산을 저지하는 데 일조했지만, 방문 명부와 동선이 공개되면서 사적 자율권의 영역이 좁아지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지금 서로가 서로의 삶에 얼마나 섬세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체감하는 동시에, 누구에게나 깊이 침투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이 언제든 도덕적 처벌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으리라는 우려를 어렴풋하게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낯설지 않은 역사입니다. 감염병의 역사(페스트-콜레라-HIV)에서 알 수 있듯이, 문제의 감염자는 명부에 오르고, 격리, 치료되며, 전파 매개 행위는 국가에 의해 관리됩니다. 집단의 안부를 전제하지 않은 개인의 안위는 불안을 작동시키는 요소로 파악되기 쉽습니다. 그 과정에서 개인의 신체와 조건들은 어떤 방식으로 관리 대상이 되는 것일까요? 

자기를 포섭하지 않는, 머리 없는 신체는 고도화된 신체로 전이하기 쉽습니다. 기술력과 통제를 기반한 고도화된 감시사회 안에서 신체의 차이들은 어떻게 병합되고 ‘차이’를 생성하고 있는 것일까요? 전제를 벗어나는 신체는 절단됩니다. 각자 무언가 되어가는 중이던 우리는 크고 작은 방식으로 끊어져 나가며 오류 상태를 전전합니다. 

 

웹진 에코 <되기 상태의 오류>는 역사적, 사회적, 문화적 맥락에서 절단되는 예외상태의 신체와 몸의 문제 다룹니다. 몸은 나와 타인을 구별할 수 있는 하나의 요인이기며 하며, 사회 속 다양한 관행들은 몸의 역할과 기능과 코드들이 생산되는 요소로도 작동합니다. 우리는 기능적 ‘몸’을 주어진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몸 ‘되기’를 선택함으로써 여러 상태의 ‘되기’를 시도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되기 상태’를 세계와 자기 간의 관계를 중첩-일련의 사건을 생성하는 ‘경계인’으로 호명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이 경계인이 거대 담론의 대변인이 아닌 제도화된 시스템을 균열내는 존재자로 환대하며, 이들의 절단된 신체는 균열을 가시화되고 차단된 문제를 노출시키는 긍정성으로, 주체를 희망하지 않는 것이 아닌, 비체로서의 몸의 여분을 발화할 수 있는 어떤 지점을 찾고자 합니다.

 

이하 웹진 <Echo>는 당사자성-윤리성-소수성에 입각해 현실에서 당면한 인지적 폭력의 괴리감을 드러내기 위한 말-하기와 실천적 글쓰기를 실행합니다. 그러나 또한 그러한 시도 속에서 다시금 배제의 구조가 재생산되고, 필연적인 오류상태가 작동됨을 확인합니다. 왜 혐오와 폭력의 역사는 재생산되는 것일까요? 안정과 안위를 위해 아무렇지도 않게 잘라내어진 그 무엇을 당신은 무엇으로 기억하시나요? 전체에 의한 가려진 신체, 서로 다른 그 몸들의 위치를 그려낼 메아리를 들어보려 합니다.  

민 주

나와 우리의 문제를 더 잘 말하기 위해 철학을 공부한다. 여성을 둘러싼 여건과 자연환경의 추이에 관심이 있다. odoke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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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fake news

『리얼 페이크 뉴스』 프로젝트는 지난 두 달 동안 우리는 진짜 같은 가짜 뉴스와 가짜 같은 진짜 뉴스, 재난 괴담과 거짓소문, 단편적인 뉴스를 접하며, 인간중심주의적 사고방식의 문제성에 대해 고민하였습니다.

instagram: @real_fake_news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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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가빈

정치학을 공부한다. TMI지만 이름에 文과 武를 같이 써서 빛난다는 의미의 빈(斌)을 쓴다. 공부하고 글을 쓰면서 이름껏 살아보려고 노력 중이다

lena_983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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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로야

떠나보내거나 상실해야 하는 상념을 붙잡아 드로잉, 텍스트, 흥얼거림 등의 ‘멜랑콜리아적 해프닝’으로 기록한다. <답 없는 공간: 근사한 악몽>(2016-2018)과 <다독풍경>(2019)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사적 경험이 미술가, 작가, 음악가 등과의 대화 및 협업으로 통과되어 다른 사건이 되는 지점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외 페미니즘 미술 콜렉티브 ‘노뉴워크’와 현대미술과 관련하여 다양한 프로그램과 전시를 만드는 ‘사유지’의 멤버로 활동하며 작가이자 매개자로서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 Bomroya@gmail.com / bomroy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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