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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젤만과 증언의 윤리

무젤만과 증언의 윤리

임경규, 「무젤만과 증언의 윤리: 아감벤의 오리엔탈리즘」, 『
한양대학교 인문학연구』, 54권 54호, 조선대학교 인문학연구원, 2017, 320-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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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감벤

철학

전시

서평

아감벤의 철학에서 무젤만은 생명정치의 극단, 말할 수 없는 존재,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가시화하는 증언 불가능자의 상징으로 등장한다. 그러나 질 자비스가 지적하듯, 그 상징은 너무도 특정한 역사, 즉 유럽 내부의 홀로코스트 서사에 갇혀 있다. 무젤만이라는 단어가 19세기 프랑스 식민통치 아래에서 이미 식민지 주민을 지칭하는 사법적 용어로 사용되었다는 점은, 이 몸이 단지 아우슈비츠의 피해자가 아니라 제국주의의 장기 구조 속에서 생산된 존재임을 암시한다. 그럼에도 아감벤은 이 언어적 계보와 식민폭력의 역사에는 침묵한다. 그의 무젤만에는 식민지 주검의 자리가 지워져 있고, 유럽적 피해의 얼굴만이 부각된다. 이때 ‘무젤만’은 더 이상 고유한 증언 주체가 아니라, 유럽 윤리학의 메타포로 전유된다. 결과적으로, 아감벤의 이론 속에서 무젤만은 증언되지 않는다. 그는 증인의 형식을 빌려 말하지만, 실질적 희생자의 자리엔 여전히 침묵이 남는다. 그것이야말로 이 철학이 지닌 오리엔탈리즘의 징후다.

생각노트

프리모 레비가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에서 언급한 '회식지대'는 아감벤의 '예외상태'와 유사하게 작동한다. 이분법적으로 명확히 식별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구분의 문턱 역할을 해, 오히려 조건화 하는 측면까지도 닮았다. 가해/피해 또는 인간/비인간의 구분을 지연시키는 '회색지대'에 대한 논의를 아감벤은 『아우슈비츠의 남은 자들』에서 전개시킨다. 여기서 회색지대는 수용소 또는 예외상태, '이슬람교도(무젤만)'는 호모 사케르와 연관되어 있다. 그런데 생명정치의 패러다임을 근간으로 자기 이론을 세우고 있는 아감벤의 정치학적 기제는 종종 너무도 쉽게 존재론적 토대로 번역되곤 한다. 하이데거의 영향일 수도 있을 이러한 존재론적 해석은, 아감벤이 자신의 연구 토대가 서유럽 역사에 국한되어 있는 측면을 지울 때도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아감벤의 철학은 오리엔탈리즘과 식민주의 문제에서 얼마나 응답할 수 있을까?/강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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