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의 글쓰기 혹은 글쓰기의 재난 - 블랑쇼가 말하는 카프카의 중성적 글쓰기를 중심으로

이영남, 「재난의 글쓰기 혹은 글쓰기의 재난 - 블랑쇼가 말하는 카프카의 중성적 글쓰기를 중심으로」, 『세계문학비교연구』59권, 세계문학비교학회,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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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연구자, 워킹클럽
글쓰기, 블랑쇼, 재난, 카오스
철학
전시
서평
모리스 블랑쇼에게 있어 글쓰기는 단순한 표현의 수단이 아니다. 언어의 실패와 소멸, 재난이 야기하는 ‘임박함’ 속에서만 드러나는 (비)경험의 공간이다. 그에게 재난은 어떤 구체적인 사건이 아니라 완전히 도래하지 않은 채 파국을 예감하게 하는 불가능한 경험이다. 이러한 파국은 단지 긍정의 반대항으로서 부정을 뜻하지 않는다. 비변증법적인 재난의 전개는 반대항도 가지지 않는 중성적인 것, 끊임 없이 지연으로서만 나타난다. 말하자면 재난은 불가능한 말하기, 이루어지지 않은 채 도래를 예견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블랑쇼에게 글을 쓴다는 행위는 작가 자신의 재능을 포기하고, 쓰는 주체가 '죽어가는' '비인칭적 탈존'이다. 여기서 문학은 ‘나’에서 ‘그’로 이행하는 통로가 된다.
이러한 글쓰기의 구조는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들, 특히 《심판》이나 《성》 등에서 명백하게 드러난다. 임박하지만 도달하지 않는 판단, 응시하지만 응시하지 않는 시선이 있다. 이 모든 요소는 블랑쇼가 말하는 ‘재난의 시간’과 ‘중성의 언어’를 문학적으로 구현한 사례들이다. 재난은 결국 다가오는 무엇이 아니라, ‘다가오고 있다’는 상태로만 존재한다. 이 불가능성 속에서만 글쓰기는 가능하다. 문학은 바로 그 불가능성 속의 가능성, 쓰지 않기 위해 쓰는 것의 역설에 의지한다. 이 아슬아슬한 균형이 바로 블랑쇼가 말하는 문학의 고유한 과제다.
생각노트
모리스 블랑쇼의 글쓰기를 이해하기 위해서 몇 가지 난해한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바깥, 중성적인 것, 재난일 텐데 이 개념들은 사실상 블랑쇼 특유의 글쓰기의 공간, 문학의 공간을 뜻한다. 특히 후기 블랑쇼의 글쓰기는 '재난'으로 대표된다. 현재 그린비에서 출판된 국역본에는 '카오스'라고 번역되어 있다. 국역본 번역자는 한국어 '재난'이 함축하는 몇 가지 문제로 인해 '카오스'를 선택했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유치정의 「블랑쇼의 '불가능성의 글쓰기' - 아우슈비츠 체험에 대한 고찰」을 참고하면 좋다. 다시 돌아와 이 논문의 경우 '재난'이 지니고 있는 독특한 시간성(임박함)과 시점(중성적 '그')에 대해서 말한다. 임박함과 '그'라는 중성적 시점은 카프카 소설의 특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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