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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7-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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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가 낳은 것들을 파괴하려하는가

 

일시: 2019.12.07.-12.15

장소: 예술공간 의식주 

 

 

히스테리안 비틀년 프로젝트는 여성에게 부여된 ‘-년’자를 비틀고 해체하는 작업으로 계간 4호 발행을 목표로 한다. 계간 1호 나쁜년, 계간 2호 미칠년과 계간 3호 환향년을 발행했으며 3호 ‘환향년’은 텍스트와 전시를 잇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전시 <환향: 바깥에서 안으로 돌아오는 여인들2019.10.01-10.10>은 삼백년 전 병자호란기에 청나라로 끌려 간 ‘환향녀’의 얼굴을 그려보고 이름을 불러보는 일부터 오늘날 우리에게 ‘집/땅/고향/장소없음’을 되묻는 이들의 얼굴을 함께 소환했다. 환향하는 여인들을 다시금 호명하는 작업을 통해, 고향이 없게 된 이들이 ‘집’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에 관한 폭넓은 이야기를 글과 연계된 전시로 구성하였다. 

 

예술공간 의식주에서 펼칠 이번 전시 <왜 우리가 낳은 것을 파괴하려하는가>는 지난 전시<환향>과 앞으로 제작될 전시의 중간 지점을 모색하는 프리뷰 전시로 땅을 여성으로 상징하는 고대의 ‘어머니’ 신화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바빌로니아 신화에 따르면 우리가 사는 땅은 생명을 생성하기 위해 무참히 살해당한 지모신(티야마트)의 몸이다. 화살에 맞아 배가 찢기고 심장은 조각나고 떨어져 나간 다리는 잔인하게 짓밟힌다. 철퇴에 맞아 부서진 두개골과 젖가슴 위에는 산과 언덕이 쌓이고, 눈이 뚫린 자리에는 강의 원류가 생겨난다. 여신 살해는 세계를 생성하는 원천이라는 미명 하에 한결 섬뜩하게 묘사된다. 우리는 이 잔인한 장면에 주목한다. 절단된 몸, 구획 지어진 영토로서의 몸, 표식이 꽂히고 표지가 붙은 몸, 여성에게 주어진 신체란 어떤 것인가? 지모신의 절단된—십창난—몸에 다시금 히스테릭한 시선이 도착한다. 

 

‘환향년’이 디아스포라 환경에서 장소 없는 존재자로서 ‘여성’의 위치를 밝혀 보고자 했다면, 이번 프리뷰는 국가의 경계 너머를 맴도는 섹슈얼리티로서의 ‘여성’과 재생산에 연루된  여성 ‘신체성’에 주목하고자 한다. 신화에서 나타나는 원초적인 여성 살해는 모계사회에서 부계사회로 넘어오면서 ‘국가’란 이름으로 포섭된다. 그곳에서 여성의 신체는 다양한 방식으로 영토화된다. 보편적 신체가 아닌 인종화된 몸 위로 온갖 표식이 새겨지며, 암묵적 합의에 따라 생산을 위한 땅이 된다. 신체와 영토가 긴밀해지는 동안 여성의 몸은 계급화된 문명을 형성한다. 여성의 신체는 수행적인 역할을 맡아 질서를 지탱하지만 동시에 경계를 따라 균열을 일으킬 도화선이 된다. 지모신의 찢긴 몸이 세계가 된 것처럼 여성의 몸은 전 지구적 자본주의∙민족주의∙가부장제의 억압들 기제가 겹쳐지고 가시화되는 핵심장소로 작동된다. 질서의 세 이름을 그들이 영토화한 신체 위로 쏟아지는 그늘진 스포트라이트 사이로 목도하면서 우리는 묻는다. 당연에 묻혀 몸이 사유되지 못하는 사회에서 신체는 어떤 위치에 있는가. 공식영역 바깥에서 신체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예외상태-포섭되지 않은 신체는 어떤 세계를 맞닥뜨리는가. 

 

계간 4호 프리뷰 <왜 우리가 낳은 것들을 파괴하려 하는가2019.12.07.-12.15>는 ‘십창/십할(몸이 조각난다)’의 의미를 선점하면서 분절된, 기관 없는 신체, 파괴와 해체로 폭발된 막연한 에너지를 상상한다. 생명의 원천으로 잘려나갈 신체, 탈육화된 존재, 절단된 조각들이 조합되지 않은 채로 이미지가 나열된다. 국가에 의해 역할과 용도가 나누어진 신체가 아닌 불안을 야기하는 공간을 가로질러 분열하고 잘리는 몸을 증식한다. 우리가 낳은 우리의 몸은 몸을 파괴하며 질주한다. 끊어진 육체 사이로 시공의 앞과 뒤를 추월하는 어떤 추악한 생명력을 감각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난 전시 <환향> 작품 일부를 만나볼 수 있다. 조말 ’열망에 기인한 정서적 공간‘ ’Light House: Shelter’, 정혜진 ’부유데기의 환영’ 남하나 ‘되기를 위한 과정’ 은 세계를 새롭게 호명하는 ’환향년’이 되어 새로운 대지를 호출한다. 

전시의 마지막 날인 12월 15일에는 히스테리안 계간 4호 설명회를 갖는다. 프리뷰 전시와 함께 시작되는 히스테리안 리서치클럽은 십창/십할이 가진 다양한 이미지 조각들을 관객과 공유하며 자유롭게 첨언하기를 요청한다. 아직 태어나지 않을 글과 작품이 당신의 적극적인 참여로 우리가 가진 세계가 비틀려지고 부셔지기를, 날카롭게 쪼개진 조각들이 서로를 침범하고 범람하면서 ‘십창/십할’이 품은 잠재적 논의가 확장하길 희망한다. 기획: 강정아 

Hysterian Season 4: Reasearch Club

히스테리안 '비틀년(撚) 프로젝트'는 여성에게 부여된 ‘-년’ 자를 비틀고 해체하는 작업이다. 히스테리안은 10회의 리서치클럽 참여 후 글을 쓰고 엮는 과정을 거쳐 계간 1호 <나쁜년> 계간 2호 <미칠년> 계간 3호 <환향년>를 발행했다. 계간 4호 발행을 목표로 하며 <십할년>의 필자를 절찬 모집 중이다.

* 모집기간: 2019.12.07-12.30 

* 신청방법: https://forms.gle/gw12m9ug9pCWjvZo9

* 설명회: 2019.12.15(일) 15:00PM  예술공간 의식주  

* 진행일시: 2020.01.12-03.29(설 연휴 포함)

* 진행장소: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413-9번지 3층, 안티카페 손과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