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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사람이 돌아갈 집이 없다면."

 

『모국어 굴리기 Rolling Motherland』는 바로 그 장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 책은 ‘집’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가변적인지, 그리고 그 집을 스스로 굴리며 끊임없이 돌아가고자 하는 몸의 기억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책의 기반이 된 이 프로젝트는 20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일본 지바현 마쓰도에 위치한 파라다이스 에어 레지던시의 오픈콜을 통해 3개월간 일본에 머물게 되었고, 그때의 경험이 작업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파라다이스 에어는 예술가를 위한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으로, 매해 오픈콜을 통해 아티스트를 선정하고 작업을 지원합니다. 레지던시에 머무는 동안, 조선족 이주 여성을 만나게 되었고, 그녀와의 대화를 통해 모국어가 단어보다 먼저 몸에서 흘러나오는 억양과 리듬, 그리고 억눌렸던 의성어의 소리로 다가온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저자 소개 

강정아는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문화, 역사, 정치적 현안을 탐구하며, 이를 매개하는 플랫폼을 기획해 온 독립 기획자입니다. 2014년부터 ‘손과얼굴 콜렉티브’의 활동을 통해 리서치의 현장성과 실천적 기획 방식을 익혔으며, 현재는 ‘히스테리안’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발굴과 엮기를 중심으로, 출판·전시·프로젝트 등 다양한 형식을 통해 동시대의 질문을 사회와 공유하고 있습니다. 주요 기획 전시는《이동성 없는 거주, 거주 없는 이동성: 옵드라데크》(서울메트로미술관, 2023), 《정해져 있지 않은 거주지: 오드라데크》(아마도예술공간, 2022)과 단행본 『출몰과 커먼즈 예술론: 옵드라데크』(2024)『오드라데크: 정해져 있지 않은 거주지』(2022)를 발간습니다.

 

정혜진은 중국 심양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으며, 아시아의 구술 전통과 디아스포라적 시선을 바탕으로 기억·공동체·미디어의 관계를 탐구하는 미디어 작가이자 독립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리서치 기반 프로젝트를 통해 주변화된 목소리를 조명하고 있으며, ‘손과얼굴 콜렉티브’와 ‘에이전시 곱’을 공동 운영하며 플랫폼 구축과 공동체적 예술 실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주요 전시는《Whispering, Plating and Myth》(HCCIP, 2024), 《디아스포라 영화제》(인천아트플랫폼 G1, 애관극장, 2024), 《행성공명》(국립아시아문화전당, 2023), 《한국대안영상예술 어디까지 왔나 2000-2020》(탈영역 우정국, 2020)이 있습니다.

 

목차

  • INTRO 10p
    ABOUT PROJECT 14p
    PROCESS 22p
    INSPIRATION 34p

    - WORK -
    INTERVIEW: HOMETOWN 48p
    OPEN STUDIO: THE VOICE TAKES YOU HOME 62p
    WORKSHOP: COMMUNICATION SENSE 70p
    EXHIBITION 57p

    - ESSAY -
    THE MIGRATION FROM SPEAKING LANGUAGE TO WRITING LANGUAGE 88p
    WOMAN WANDERING AROUND TOMBSTONES 102p
    詩歌 POEM 102p
    答歌 POEM 132p
    還鄕 HWAN-HYANG 142p
    POST-HOME: SHARED NOSTALGIA 148p
    CAN WE FLOW LIKE A SPIRAL, NOT A DOT? 166p

 

 

모국어 굴리기 Rolling Motherland: 이주, 언어, 그리고 몸

₩21,000가격
수량
  • 여전히 지금도 전쟁의 살육으로 삶과 터전을 잃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삶과 우리의 삶이 온전히 다른 것인가. 잠시나마 머무를 수 있는 우연으로 살아지는 기회, 완벽한 집이 없듯이 완전한 안전은 없다. 120쪽

    고향을 찾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만난 다양한 국가적 정체성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는 이들은 어떤 언어를 쓰더라도 어렵지 않게 질문의 의도를 파악했다. 그 단어가 가진 힘은 아주 사소한 감각적 영향만으로도 삽시간에 그 장소로 데려다주었다. 전 세계를 아울러 존재하는 공동의 감각으로 기호화된 언어 바깥에 존재하는 대화의 가능성을 발견한다. 153쪽

    언어 간 교환을 이루는 모든 번역이 그러하듯 단어와 단어를 완벽하게 치환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그래서 다중언어 사용 시 원어를 상상하며 번역가의 글을 읽는 일은 다분히 매력적이다. 가끔은 마치 학습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한 초창기 번역기의 어투처럼 직역된 엉망의 번역 글이 주는 친근감과 어눌함 속에 진짜 뜻을 찾기도 한다. 그렇게 고향을 이야기하는 언어들은 서로 뒤섞이며 의미를 구축해 갔다. 154쪽

    고향은 과거에 머물러있지 않다. 매 순간 생성되며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일 수도, 미래에 다가올 공간일 수도 있는 심연의 공간이다. 162쪽

    동시대 흐름 속에서 오늘날 디아스포라(diaspora)를 단지 민족성과 이산, 이주의 문제로 접근하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합니다. 정체성과 영토를 둘러싼 분쟁과 전쟁은 세계 자본시장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민족성’이란 개념이 국가 간 이동의 현실 속에서 얼마나 유효한지를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170쪽

    이동하는 몸은 정처 없이 기차에 몸을 맡긴 채, 소속되지 못한 감각을 따라갑니다. 이제 소속감이라는 것은 더 이상 공통의 언어, 감수성, 문화를 통해 형성되지 않으며, 이동하는 이들은 자기 정체성을 끊임없이 재구성하는 과정을 겪게 됩니다. 1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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