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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운동가 故 김복동 1주기 추􏰀전 <나비의 꿈> 2.11(화)-2.29(토)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최초 증언으로부터 29년이 지난 오늘, 침묵으로 가라앉았을 역사 를 밝혔던 할머니들의 􏰁소리가 여전히 우리의 귓가에 울려 퍼진다. 이것은 우리의 역사가 아직도 현재진행중이며, 해결되지 않은 과업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속한 세월의 흐름 앞에 하나 둘 사라지면서 기록된 기준으로(글씨 작게) 열아홉의 􏰁소리만이 우리 곁에 남아있다. 길다면긴세월일까.짧다면짧은시간일까.‘우리들이죽고나면이일은없었 던 것이 되어 버릴 거야’ 라고 말씀하셨던 김학순 할머니의 외침이 가슴 아팠던 것은 기억 의 망각이 두렵기 때문이다.

끝나지 않을 역사의 숙원, 이제 더 이상 할머니들의 과업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이들의 고통과 기억에 연대하고 잊지 않은 것은 바로 ‘우리’가 그들의 미래였기 때문이다. 기억과 상처는 잊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개인의 사소한 고통일지라도 우리의 고통은 사회 내부적 으로 긴밀하게 연결될 수밖에 없다. 역사를 삭제한다고 해서 있었던 사실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과거는 오늘을 반추하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토록 빠른 세월의 흐름 앞에 우리는 ‘어떻게’ 기억해야 할 것인가. 당사자가 아 닌 ‘우리’가 겪어보지 않은 그때의 그 고통을 어떻게 미래세대로 연결할 수 있을까. 우리에 게 ‘기억’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현재 우리의 삶의 지평은 과거와 관계 맺고 열려있으며, 결코 종결되지 않은 과거는 그를 회억하는 현재에 의해 재소환됨으로써 비로소 ‘구원’되는 것이다” 발터 벤야민

2019년 1월 28일 김복동 할머니가 돌아가신 지 일 년이 흘렀다. “죽거들랑 훨훨 나비가 되 어서 온천지 세계로 날아다니고 싶다” 김복동 할머니가 살아생전 남긴 말씀이 우리의 마음 을 울린다. 나비가 되어 날아오를 그 꿈, 전시 <나비의 꿈>은 故 김복동 할머니의 추􏰀 1 주기를 맞이해서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 사회적 환경, 배경이 다른 23인의 시민예 술가들이 􏰀여 뼈아픈 역사에 대해 공감하고 기억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는 우리의 기억과 상처가 역사로 전해지고 있음을, 과거를 기억한다는 것은 현재, 우리의 위치를 설정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우리는 본 전시를 통해 어머니와 딸이 시민예술가로 함께 참여하는 􏰀습에서 세대로 계승되는 또 하나의 희망을 발견하기도 했다. 23인의 시민예술가들이 과거를 기억하는 재현의 􏰁 소리가 앞으로의 미래로 계승될 하나의 열린 가능성이길 바라며, 과거가 우리에게 희망했을 어떤 ‘약속’을 마음속으로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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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정아 참고문헌

김혜원,『딸들의 아리랑』허원미디어 김남시, 『아카이브 미술에서 과거의 이미지』 미학예술학연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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